저번 주 토요일에 고등학교 동창이 놀러왔어요.
벌써 10년 이상 된 친한 친구...

친구가 임신을 해서 얼굴을 보고 수다 떨고 싶었는데,
제가 아기가 있으니까 어디 밖에서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우리 집에 놀러 오라니까 흔쾌히 놀러온다고.
아이와 둘이서 집에만 있다가 친구가 놀러 온다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평일에 오라고 했지만, 친구가 토요일에 오고싶다고 해서
아이 폐구균 접종이 예약되어 있는데 같이 병원가도 되겠냐니까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와 점심을 먹고 소아과를 갔어요.

사실, 이 친구.. 저는몰랐지만 다른 친구를 통해 들었는데..
제가 결혼하니 마음이 급해져서 서둘러 결혼했다고 하고,
제가 아이 낳으니 결혼한지 1년도 안되었지만 임신클리닉에도 다녔다고하더라구요.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니, 제가 다녔던 산부인과도 똑같이 다니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속으로 ‘어.. 먼곳까지 산부인과를 먼 곳으로 다니지?’하고 말았어요.
전 임신했을 때, 일 때문에 무리를 해서 아이가 위험해서 조금 큰병원으로 다녔었거든요.

그런데!!!

병원에서 친구와 이야기하다보니 슬슬~~~ 속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아이 유모차, 아이 옷 브랜드, 아이문화센터 등등.. 다 코치코치 캐~ 묻는 기분이 드는거예요.
단순하게 친구에게 의견 물어보고 나누는 분위기가 아니라 마치 취조하듯이.. ㅜ.ㅜ

나중에는 지금 아이 주사는 왜 맞히는 거냐? 폐구균 관련 백신은 종류가여러가지냐?
지금 맞히는 백신은 예방범위가 어디까지냐? 라고.. 물어보고..
제가 알아봤던 정보를 이렇다저렇다~
프리베나가 유료였을 때는 비쌌는데 지금은 무료로 전환되었다는 정보를 알려주니..
나중에는 저희 아이 아기 수첩을 사진으로 찍어가도 되냐는 거예요.
거기다가 저희 아이 안 쓰게 된 옷, 장난감 좀 자신에게 물려주라고너무도 당당하게 말하는..

전 순간 참고 있던 것이 터져서는.. 그만 좀 하라고. 말해버렸네요.

친구 주려고 이것저것 포장해놓았는데.. 마음 상해서 그만 안 줬네요.

생각해보니 병원에서 티격태격하고 앉아있던 모습을 동네 사람들이 봤을까봐 민망도 하고.
정말 우리 모습이 정말 부끄럽네요.